• Scrap

    #2

    이마에 난 흉터를 묻자 넌
    지붕에 올라갔다가
    별에 부딪친 상처라고 했다

    어떤 날은 내가 사다리를 타고
    그 별로 올라가곤 했다
    내가 시인의 사고방식으로 사랑을 한다고
    넌 불평을 했다
    희망 없는 날을 견디기 위해서라고
    난 다만 말하고 싶었다

    어떤 날은 그리움이 너무 커서
    신문처럼 접을 수도 없었다

    누가 그걸 옛 수첩에다 적어 놓은 걸까
    그 지붕 위의
    별들처럼
    어떤 것이 그리울수록 그리운 만큼
    거리를 갖고 그냥 바라봐야 한다는 걸

    ** 류시화, 첫사랑

  • Scrap

    #1

    아무도 날 찾지 않을때
    나조차 나를 버렸었는데
    마치 난 사막 한가운데서
    갑자기 펼쳐진 오아시스처럼
    내 지친 영혼에 빛이 되었지
    그토록 내가 찾던 그건 바로 너였어

    ** 김경호, Oasis 中